▲ 옥천군지부 회원들이 모두 직장인인 탓에 퇴근시간 이후 짬짬이 모여 간담회를 한다.(사진제공=옥천군청)

(옥천=국제뉴스) 이재기 기자 = 저출산, 고령화, 인구절벽 등은 요새 어디서나 흔히 들을 수 있는 말들이 됐다.

인구절벽에 대해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낀 많은 지자체들이 "돈다발을 줄 테니 우리 지자체로 와 아이 낳으시오"라고 서로 경쟁하듯 파격적인 시책을 내놓으며 인구증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이제 대부분의 지자체가 출산과 전입 시에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보다 통 큰 차별화된 정책이 아니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저출산...인구감소 문제..

지자체, 아니 중앙정부도 해결하기 힘든 일을 순수 시민단체가 극복해 낼 수 있을까?

‘내 주변사람 인식과 환경부터 바꾸자‘라는 작은 목표를 품고 저출산 극복을 위해 똘똘 뭉친 순수 시민단체가 있다.

바로 박진주 회장을 필두로 총 13명의 회원이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단법인 한 자녀 더갖기 운동연합 옥천군지부.

이들은 2016년 10월 출범해 활동을 시작한지 채 3년이 안됐다.

오래 되진 않았지만 인구감소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이들은 적지 않은 책임감을 느끼며 어깨까지 무겁다.

이들이 하는 일은 이름처럼 단순히 사람들에게 아이 하나 더 낳자고 권유하는 일이 아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먼저 깨닫는 것과 아이 낳아 행복하게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일이 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그것을 목표로 사회적 인식과 환경을 변화시키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아이를 안 낳고 싶은 사람들은 뭉칫돈을 줘도 안 낳는다며, 출산 이후 더 큰 산인 육아에 대해 걱정 없이 키울 수만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을까 하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모은 회비로 홍보물을 만들어 군에서 하는 각종 축제장을 찾아 가족의 소중함을 알리는 캠페인을 펼친다.

임산부의 날 행사와 군보건소 모자보건 교육에도 참여해 홍보활동을 전개하는 등 저출산 극복을 위한 범군민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아동친화도시 조성 군민참여 토론회에도 참여해 아동이 살기 좋은 도시 환경에 대해 학부모로서 적극적인 의견을 내기도 했다.

박회장을 비롯해 나머지 12명의 회원 모두는 각자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직장과 집안 살림을 병행해 왔던 소위 워킹맘들이다.

육아휴직, 공보육, 공동육아 문화가 활성화 돼 있는 스웨덴 등과 달리 육아가 결국 경제활동의 발목을 잡는 우리나라에서 숱하게 고민하고 서러운 일들을 겪으며 더 굳세진 워킹맘들의 산증인인 셈이다.

박회장은 "처음 회원 중 몇몇은 같은 학교 학부모로 만나, 이후 직장인이란 공통점을 갖고 서로의 고민거리를 공유하다 이렇게 모임까지 결성하게 됐다"며 "각자 아이들을 힘들게 키워온 과정들이 비슷하다 보니 우리 후손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세상에 대해 자주 얘기를 나누곤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들은 70%가 넘는 회원들이 서울이나 부산, 부천 등에서 전입해 온 외지인들이다.

낯선 옥천에 정착해 사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도 겪어 온 터라, 주변에서 누가 이사 왔단 얘기를 들으면 먼저 다가가 옥천 곳곳에 대해 설명해주기도 한다.

누군가의 아내나 엄마로서만이 아닌 지역의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옥천인으서 뜻을 모으기 시작한 이들이 현재 바라는 일은 민관이 상호 협력해 지역의 저출산 극복에 힘을 싣는 일이라 생각한다.

박회장은 "후원 하나 없이 각자 회원들의 회비를 걷어 활동을 하다 보니 많은 부분에 있어 아쉬움이 따르지만 앞으로 ‘옥천 친구따라 옥천 사람되기’ 와 같은 운동을 벌이며 옥천을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많은 단체들과 주민들을 잇는 가교 역할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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