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자료사진>ⓒAFPBBNews

이스라엘 총선에서 간발의 차로 우위를 점한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 제안을 단박에 거절했다. 비리 혐의로 검찰 기소를 앞둔 부패한 네타냐후와 손을 잡을 순 없다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지난 17일 치러진 총선 개표작업이 98%가량 이뤄진 가운데 간츠 대표가 이끄는 중도정당 청백당이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을 33석 대 31석으로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간츠 대표는 바로 승리 선언을 했다.

이스라엘 현지 방송 채널12는 간츠 대표가 중도진보아랍계 정당과 연정을 이룰 경우 57석을 차지하고, 네타냐후 총리의 보수종교계 정당 연합은 55석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아직 공식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의회 전체 의석수는 120석. 두 당 모두 과반 확보에는 실패했기 때문에 연정 구성이 관건이다. 과반을 확보하려면 8~9석을 얻을 것으로 추정되는 극우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과의 연정이 필요하지만, 이 당의 대표인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전 국방장관은 종교 색채를 띤 정당과는 협력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총리 후보로 선택받은 인물은 42일동안 연정 파트너를 모색해야 한다. 이에 실패하면 또다른 총리 후보에게 연정 구성을 위한 28일이 주어지고, 이마저도 무산되면 이스라엘은 세 번째 총선에 돌입해야 한다.

선거 결과가 윤곽을 드러내자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내고 "총선을 세 차례나 치를 순 없지 않겠냐"면서 "우리는 광범위한 통합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며 간츠 대표에게 연정을 제안했다.

하지만 간츠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내 지도 하에 광범위하고 자유주의적인 통합 정부를 구성할 작정"이라면서 이 요구를 일축했다. 청백당 연정 참여를 선언한 텔렘당과 예시아티드당 또한 리쿠드당과의 연정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실망감을 표하면서도 연정 구성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

간츠 대표는 13년간 장기집권을 하면서 우익과 종교계의 거점 역할을 했던 네타냐후 정권에 종지부를 찍고, 정치적 스펙트럼이 폭넓은 연정을 구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유세 기간동안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부패한데다 우익 극단주의자들과 협력하려는 의지가 너무 강하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정권 하에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가 계속 로켓포 공격을 받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한 유세기간 내내 간츠 대표를 약한 좌파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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