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3.2Km 활주로 정당성 주는 자문보고서 발간

▲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부산 남구을)

박재호 의원 "김해신공항 3.2km 활주로는 안전 불충분, 경위 철저 조사할 터"

(부산=국제뉴스) 김옥빈 기자 = 한국공항공사가 지속적으로 안전문제가 제기된 김해신공항의 신활주로가 3.2km보다 짧아도 문제가 없다는 자문보고서를 발간한 것으로 드러났다.

활주로 안정성을 담보해야 할 공항공사가 김해신공항 건설정당성 논리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18일 한국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 '김해신공항 활주로 길이 적정성 검토' 자문보고서를 공개해 한국공항공사가 국토부에서 추진 중인 김해신공항 신활주로 3.2km가 적정하다는 자문보고서를 발간한 경위를 추궁했다고 밝혔다.

박재호 의원실이 한국공항공사에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발간한 이 자문보고서에는 글로벌 항공시장 동향, 김해 신공항의 항공화물 운송 전망을 통해 활주로 길이의 적정성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문보고서는 검토결과 종합으로 "(김해신공항의) 현 계획 활주로 길이에 더해 개방구역을 운영할 경우, 검토 대상 항공기 모두 하중 제한 없이 최대이륙중량으로 운항이 가능하다"고 결론을 맺었다.

하지만, 박재호 의원실이 부산시와 함께 이 자문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중대한 오류가 발견됐다.

자문보고서가 결론으로 제시한 '개방구역 운영'은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속에 검토 내역자체가 없을뿐더러, 김해신공항은 입지적 제약(서낙동강, 활주로 진입)으로 인해 개방구역 300m 설치가 불가능한 상태이다.

국토부도 개방구역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 문제를 기존 운영 활주로의 안전성을 높이는 임시 보완으로 쓰이는 EMAS(항공기이탈방지시스템)을 제시해 졸속이라는 비판을 들은 바 있다.

자문보고서는 또 김해공항의 표준온도를 32°C를 적용했지만, 김해공항은 지난 9년간 표준온도가 2°C 상승한 바 있고, 인천공항의 경우 4°C를 온도보정해 3750m~4000m 활주로를 건설하도록 했던 것에 비춰보면 편파적인 적용이라고 볼 수 있다.

표준온도가 중요한 이유는 한여름 최고 기온일 때, 활주로 주변 공기가 평소보다 희박해져 항공기 이륙시 더 긴 활주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문보고서는 내년에 김해공항에 취항하는 핀에어 항공사의 A350-900 기종에 대해 유상탑재율 95.3%시에 김해-뉴욕 운항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핀에어社는 유상하중 탑재율 88%(336석 중 297석)으로 하고, 화물 카고를 완전히 비우는 결정을 한 바 있어 자문보고서가 신뢰할 수 없음을 확인시키고 있다.

이밖에도 보잉사의 B787-9 기종의 활주로 필요길이 오류 등이 나타났고, 1920-30년대 군사공항으로 지어진 미국(보스턴, 샌디에이고 등), 영국(맨체스터 등), 독일(베를린 등) 등의 3200m 이하 공항사례를 들며, 김해신공항 활주로 운영 정당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에 건설되고 있는 세계 주요 공항은 3500m 이상의 활주로를 확보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안전을 핵심 가치로 삼아야 하는 한국공항공사가 안전 불충분한 활주로를 정당화한 자문보고서를 발간한 것은 공사 존재 자체를 부정한 처사"라며 "자문보고서 제작경위 및 보고서 오류 전체를 다시 조사·보고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부터 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에서 국토교통위원회 한국공항공사 및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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