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동안 181억 원, 승객피해 25만 8000명

▲ 강효상 국회의원(국제뉴스DB)

(서울=국제뉴스)박종진기자=기상청의 오보로 인해 국내 항공업계가 입은 손해가 최근 2년 반 동안 181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간 기상오보로 인한 산업계 피해가 잠정치로 산출된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손실액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국회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 대구 달서구 병 당협위원장)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기상청의 오보로 인해 대한항공, 아시아나, 티웨이,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국내 8개 국적항공사가 입은 손실액이 181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액 산정 기준은 크게 ‘악천 예보로 결항했으나 운항 가능편’과 ‘호천 예보로 운항했으나 회항한 항공편’ 두 가지이다. 강 의원은 이로 인해 국내 국적항공사 8개사가 입은 2년 반 동안의 피해액을 전수 조사한 것이다.

일례로, 국내 유명 저가항공사인 A 사는 기상 오보로 인해 2019년 상반기에만 총 92차례의 비정상 결·회항이 발생했고, 직접 피해액으로만 15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또한, 오보로 인한 항공기 결항·회항 횟수도 최근 3년간 1752건에 이르는 등 항공사 손실 뿐 아니라 국민 불편도 극에 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결항한 1388편의 승객은 20만 3143명, 회항한 364편의 승객은 5만 5180명이다. 오보로 인해  25만 8323명의 일정이 늦어지거나 취소된 셈이다.

더욱 심각한 점은 항공업계 피해액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7년 기상오보로 국내 8개 국적항공사가 입은 피해액은 38억 원대에 그쳤으나, 2018년 약 76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에만 66억 원이 넘어 총 피해액 1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매년 수억 원의 별도 비용을 들여 민간 기상업체, 특히 일본 업체에 손을 빌리고 있다.

이는 정부가 기상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국내 민간기상업체의 항공기상정보 제공을 사실상 금지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다 정확하고 세밀한 기상정보나 혹은 기상청이 제공하지 않는 디아이싱(De-icing), 북극 온도예보, 오존예보 등의 항공사 맞춤형 특화예보를 얻기 위해 국내 항공사는 국내 업체가 아닌 외국 업체에서 별도로 기상정보를 사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반면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민간 사업자가 항공예보를 하고 있으며 우리 항공사들도 대부분 이 외국 업체들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13년 11월 기상청∙항공기상청과 규제개혁위원회의 ‘항공기상 예보의 독점 규제 관련 회의’에서도 해당 시행령에 대한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어 기상청이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항공기상청의 민간사업자와의 경쟁부담과 영세업체의 항공정보 신뢰도,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협약 부속서 해석 차이 등이 논란이 돼 현재까지도 개정되지 않았다.

강효상 국회의원은 "기상정보 산출 원가 대비 낮은 정보사용료 등 기상청도 애로사항이 있겠지만 기상정보 자체가 틀려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결국 그 피해는 국민과 기업에게 돌아오는 것"이라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은 "전무하다시피 한 국내 항공기상 산업 육성과 기상정보 정확도 향상을 위해 국내 민간업체의 항공정보 제공 허용 논의가 필요하다."며 "관련업계 및 당국과 협의하여 시행령을 본법으로 올리는 등 개정안 발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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