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방접종 주사를 준비하는 모습(자료사진) ⓒAFPBBNews

(미국=국제뉴스) 조현호 기자 = 결핵 예방을 위한 유아 BCG 백신 접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억제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BCG 백신 접종이 전반적인 호흡기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뉴욕공과대학(NIC) 연구진은 28일(현지시간) BCG 예방 접종이 사망률을 크게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정책적으로 BCG 백신을 접종하는 국가의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 수가 그렇지 않은 국가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BCG 백신 예방접종을 시행하지 않는 미국,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들이 오랫동안 BCG 백신 접종을 실시했던 국가들에 비해 더 심각하게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해외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매드아카이브(MedRxiv)에 게제됐다.

BCG는 비병원성 BCG 균주를 이용해 결핵에 대한 면역을 형성하도록 만든 결핵예방 백신이다. 특히 소아의 결핵과 결핵성 뇌수막염 등 중증 결핵발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BCG 백신은 항바이러스 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터루킨-1베타(IL-1β) 생성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결핵 뿐 아니라 다른 호흡기 질환 퇴치에도 도움을 준다는 분석이다. 서아프리카 국가인 기니비사우에서는 어린이들이 BCG 백신 접종으로 호흡기 감염과 패혈증 발생을 줄여 어린이 사망률을 크게 줄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3월21일 수치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BCG 접종을 시행중인 55개 국가들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인구 100만명당 평균 0.78명 이었으며 보편적인 BCG 백신 접종 정책이 없는 5개 국가는 16.39명으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수치상 약 21배에 가까운 차이다. 주요 BCG 비접종 5개 국가는 이탈리아, 미국, 레바논, 네덜란드, 벨기에 등이다.

또한 연구진은 BCG 접종 시행 기간과 사망률도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은 1965년부터 1981년까지 16년간 BCG 접종을 시행했다. 반면 덴마크는 1946년부터 1986년까지 40년간 시행했다. 두 국가의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 수는 각 29.5명과 2.3명으로 약 10배 가까이 차이난다.

1947년부터 BCG 백신 접종을 시행한 일본은 100만명당 사망자가 0.28명이며 1920년대 BCG 백신 접종을 시작한 브라질은 사망자가 100만명당 0.0573명이다.

현재 BCG 접종을 시행중이면서 높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기록한 국가도 있었다. 논문은 이란의 경우 1984년에야 백신 접종이 시작돼 이전 출생자들은 백신으로 인한 면역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1950년대부터 BCG접종을 시작했던 중국에 대해서는 문화혁명(1966-1976) 당시 결핵예방 및 치료기관 해산으로 일부 연령층이 감염에 더 취약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 1962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 지침에 따라 생후 4주 이내 영아를 대상으로 BCG 접종을 시작했다. 21일 0시 기준 사망자인 102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국민 100만명중 1.9명 정도가 코로나19로 사망했다. BCG 주사는 볼록한 흉터가 남아 불주사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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