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보다 더 큰 대구공항'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부산 사하갑, 더불어민주당)최인호 의원

(부산=국제뉴스) 김옥빈 기자 = 지난 16일 국방부가 대구공항 이전 부지를 발표했다. 도심 가운데 군공항이 위치해 도시가 발전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서 대구공항의 이전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대구공항을 이전하려는 국방부의 방침이 김해공항을 신공항 수준으로 확장하려는 국토교통부의 계획과 충분히 조율된 것인지 의문스럽다.

김해공항을 2026년까지 확장하는데 4조 2000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지만, 대구공항을 이전하는 사업은 2023년까지 7조 2500억 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김해공항에 활주로가 1개 더 증설되지만, 이전되는 대구공항에는 2개 이상의 활주로가 만들어질 계획이다. 영남권에만 11조가 넘는 대규모 공항건설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는 것이다.

현재 KDI가 김해공항 확장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영남권 신공항을 가덕과 밀양이 아닌 김해공항을 확장해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ADPi는 김해공항의 수요를 3800만 명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최인호 의원은 KDI가 김해공항의 이용객 수를 2400만 명으로 축소해 검토한 것으로 밝혀냈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김해공항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해를 넘긴 현재까지도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 사업은 단순한 리모델링이 아니라, 인천공항에 이은 제2의 관문공항을 영남권에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이용객 수를 축소하고, 중복투자가 우려되는 대형 대구공항 이전 사업을 발표했다. 과연 김해공항 확장이 원래 취지에 맞게 추진될 수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최인호 의원은 “영남권에만 11조원 넘게 들여서 2개의 공항을 동시에 건설하는 셈”이라며 “과잉 중복 투자가 되지 않도록 국토교통부와 국방부가 서로 긴밀하게 협의해야 하지만, 전혀 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대구공항 이전 사업 규모가 김해공항 확장 사업보다 커서, 이전될 대구공항이 영남권 신공항이 아닌지 혼란스러울 지경”이라며 “신공항 수준에서 김해공항을 확장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국민을 기만하는 결과를 빚는다면, 영남권 신공항 사업을 왜곡한 소관 부처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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