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보다 참혹한 국립오페라단의 예술가들을 대하는 태도.

(서울=국제뉴스) 박준석 기자 = 국립오페라단은 4월에 두 번의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6일에 팔리아치와 외투, 그리고 20일에 러시아 오페라 보리스고두노프를 공연하면서 각각 약 15억의 제작비로 제작이 되지만 정작 2달 이상 낯선 러시아어까지 익혀가며 공연을 준비하여 공연하는데 합창단원은 4회 공연에 100만원도 받지 못한다.(예산총액이라도 알려달라했지만 답변을끝내거부해서 작품의 규모를 고려해서 의원실이 제공한 작년 공연의 평균치이므로 약간의 차이는 있을수있다)

국립오페라단장이 기자간담회서 기자의 질문권을 방해하면서 막으려했던 것은 무엇인가?

4월 4일 국립단체 연습실에서 국립오페라단은 러시아 오페라 보리스고두노프의 시연회를 겸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 주인공역할을 하는 러시아의 오를린 아나스타소프는 합창을 하고 있는 합창단을 칭찬하며 저 젊은 성악도들이 대한민국 오페라의 미래라고 칭찬을 하였다. 간담회에 이어진 시연회에서 합창단은 오히려 주연 성악가들이 가려질정도로 열정적이고 감동적인 연주와 연기를 보여주었다. 오페라 합창단이 표정연기뿐아니라 다이나믹한 움직임까지 소화해내는 것은 유럽 유명극장에서도 드문 일이다. 아나스타소프도 유럽의 어느 극장보다도 뛰어나다고 놀라워했다. 그래서 기자는 질의시간에 베이스 아나스타소프에게 이렇게 훌륭한 합창단원들이 정작 국립오페라단의 단원도 아니고 그래서 기본급도 없이 100만원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예술가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지만 국립오페라단장이 마이크를 잡고 질문의 답을 못하게 방해하였다. 그리고 후에 다시 물어 달라 했지만 국립오페라단은 거부했다.

보리스고두노프의 기자간담회. 기자의 질문은 선별.

그 이유는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외국연주가들은 엄청난 환대와 개런티를 받지만 정작 우리의 젊은 예술가들은 을의 을의 을이라는 것은 세계에 어디에 내놔도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주연들의 캐스팅은 영국프로축구처럼 국경이 없다. 하지만 더 많은 예술가들 즉 합창단원과 오케스트라는 그들의 단원이고 여기에 더 많은 예산이 쓰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국립오페라단은 아니다. 그들은 제작 프로듀서 역할만 하고 국내예술단체들을 헐값에 부리면서 하고 있다. 60년대에 빈대떡신사 바로 그 모습이니 부끄럼을 느끼는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이 100만원의 돈도 합창을 하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국립오페라단과 계약한 합창단에서 합창단 운영비를 떼고 난 다음에 단원들의 숙련도에 따라 차등 지급되고 있으며 국립오페라단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의 한 직원은 자신들이 합창단에게 공연 당 30만원을 주면 단원들에게는 10만원대의 개런티가 주어진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반면 현재 국립오페라단의 예산을 보면 공연비 80억을 빼고 35명의 직원(인턴포함)들의 인건비만 년12억 이며 인건비를 포함한 법인운영비가 25억이다. 이런 국립오페라단이 비정규직으로 운영했던 40명의 오페라합창단의 예산이 3억에 불과한데도 전원해고해서 길거리로 내몰았었다. 그들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복직을 위해 사방으로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국립오페라단은 일단의 책임 있는 대응도 없다.

팔리아치와 외투 리허설은 정말 좋았다. 그렇기에 더욱 슬펐다. 외투의 노동자같은 처우의 합창단.

지난 4일에 6일 막이 올라가는 팔리아치와 외투의 프레스 리허설에서 본 공연은 정말로 감동적이었다. 소프라노 임세경이 베로나의 아레나극장에서 2017년 시즌에 아이다의 주인공 아이다로 캐스팅되어 5회 공연계약을 마친 이유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탈리아인인 연출가를 비롯한 제작진들은 천재적인 솜씨로 무대를 꾸미고 공연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공연의 합창단은 2개의 작품을 올리는데도 80만원에 계약되었다고 한다. 공정무역의 탄생이유나 블러드 다이아몬드 영화를 생각나게 하는 장면이 2017년 대한민국의 국립예술단체에서 일어나는 것이다.(공정무역은 착취당하는 저개발국가의 노동자들의 상품을 구매하지 말자는 운동이며 블러드다이아몬드는 부도덕한 글로벌 회사들의 유통으로 천문학적인 값에 팔리는 시에라이온의 다이아몬드의 민중 착취 문제를 다룬 영화이다)

 

다른 국립예술 단체와 비교해도 방만한 조직과 예산을 운영하고 있으나 효율성은 의문이다.

단장 김학민

반면 국립오페라단은 방만한 운영을 하고 있지만 관련예술인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실 국가에서 관련예술인들의 총아로서 만든 예술단체이지만 이제는 전문적인 오페라제작을 위한 단체로 기능이 변했으며 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55년된 오페라단이면서도 극장과 합창단 오케스트라도 없이 단장 1인만 있는 단체로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문체부를 설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거나 보고서를 만드는 일에는 아예 시도조차 없었다고 한다.

서울시 오페라단은 직원수 3명에 제작비 12억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서울시를 비판해야할 점이지만 국립오페라단은 35명의 직원과 80억제작비를 제외하고 재단 운영비만 25억을 쓰고 있으면서도 예술가들을 전혀 고용하지 않고 있는 전 세계에서 가장 특이한 형태의 오페라단이다. 그런 국립오페라단이 올해 8월에 야외오페라를 하겠다고 25억을 받아 놓고서는 4월 지금까지도 어떤 계획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돈이 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겠지만 2년 이상을 준비하는 민간예술단체들에 비해 엄청난 태만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서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 2달째다. 국립오페라단에서 일했던 모 전문 경영인은 많은 직원들이 마치 보험회사처럼 전화기만 들고 있는 그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예산 비공개는 독립된 법인이어서! 제 모습 갖추기는 문체부가 막고 있어서! 법인화의 단점만.

국립오페라단이 법인으로 독립하면서 그 긍정적인 독립성보다는 오히려 정보공개 거부로 민간단체 대비 3배의 제작비를 들이면서도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거의 착취 수준의 연주비만을 지급하는 등 국립예술단체의 지위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데 문화체육부가 일조하고 있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문체부를 통한 정보요구에도 프라이버시 타령만 했다.

이렇듯 정보공개의 장막 뒤에서 최순실등의 국정농단세력이 문화예산들을 자신들의 수익모델로 삼았고 블랙리스트보다 무서운 그들만의 리스트가 작동하게 되었는데도 문화예술단체들의 예산은 웬만한 국회의원의 요구에도 법적인 대응을 운운하고 있을 정도 이다. 정보를 공개함으로 얻어지는 사회적 이익이 더 많을 경우 정부예산을 사용하는 단체는 정보공개의 범위를 넓혀야한다. 그리고 그 많은 심사와 평가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다시 점검해야한다. 그리고 이사회들의 구성이나 특정원로들만의 영향력행사의 문제점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김학민단장(예술감독이 정식명칭이지만 그들은 단장이라 호칭한다)은 기자와의 만남에서 국립 오페라단이 오페라단으로서의 모습을 갖추는 일에 대해서는 자신의 능력 밖이라고 하였다. 단장 스스로도 문제라고 느끼지만 문체부가 원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어느 정도는 사실이지만 문체부에게 이런 문제점에 대해 견해를 내고 문제해결을 위해 제일 앞장서야 하는 국립오페라단의 이런 태도는 대한민국 오페라의 창달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국립오페라단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120명도 충분치 않은 작품에 70명의 합창단. 비용은 기업들의 CEO들도 놀랄비용. 단장의 능력?

기자는 국립오페라단 아니, 외국 연주가들과 연출가들의 아름답고 완벽한 공연을 보면서 정작 우리의 젊은 예술가들은 문제제기조차 못하고 있는 완벽한 억압의 상태에 가슴이 먹먹하였다. 지금 대한민국이 깨어나고 있지만 문화에술계는 아직 아닌 것 같다. 이 역시 문체부의 대응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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