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상의 혼선문제가 아니고 사실을 허위로 과장한 문제이다.

(서울=국제뉴스) 박준석 기자 = 문화체육부(장관 도종환)는 국립오페라단을 통해 국제뉴스가 국립오페라단의 신임감독의 경력이 허위라고 주장한 단독보도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지만 의혹은 해명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윤호근씨가 담당했던 Assistent und Solorepetitor는 부지휘자(vice conductor)도 아닐뿐더러 극장의 음악적 결정권을 가진 감독, 코치의 개념이 아니고 음악감독인 지휘자의 음악적 코칭을 보조하는 직책이라고 한다.

아무리 양보해도 vice conductor라는 의미보다는 연습지휘자, 보조지휘자의 개념으로 보인다. 정작 본인의 입으로 부지휘자라고 말한 적 없다던 윤호근 국립오페라단의 신임단장은 오늘 하루 종일 말이 없다.

본인은 부지휘자가 아니라는데 국립오페라단은 왜 부지휘자라고 하는가?

국립오페라단은 표까지 만들어 조목조목 직역으로 반박하더니 정작 중요한 음악코치와 부지휘자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의역을 하여 의혹만 키웠다(표1). 윤호근씨가 담당했던 Assistent und Solorepetitor라는 용어 어디에도 보조라는 표현은 있지만 부지휘자라는 뜻은 없다.

Solorepetitor는 피아니스트로서 주로 연습할 때 오케스트라를 대신하는 피아니스트(반주자)의 개념이다. 연습할 때 지휘를 할 수는 있지만 국립오페라단이 제시한 표에도 지휘자는 conductor이거나 director이다.

"베를린 슈타츠오퍼의 연습지휘"로 경력을 표시하기엔 대한민국 국립오페라단장의 경력에 어울리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부지휘자로 쓰고 허위에 대한 비난을 대비해 어시스턴트라고 표시했을 것이라고 의심이 든다.

그리고 그 직책의 일은 총음악감독(General musik direktor) 다니엘 바렌보임의 일을 보조하여 여러 배역과 역할들에게 음악적 코칭을 전달(피아노로 혹은 지휘로)하는 수많은 음악스텝중의 하나의 역할일 뿐이고 그 부서의 책임자(head)도 따로 있다. 수석코치 밑의 보조코치가 부지휘자라고?

그는 총음악감독 바렌보임이 있는 MUSICAL MANAGEMENT의 구성원이 아니고 MUSICAL PRODUCTION 파트로서 오페라를 연습시키고 준비하는데 중점이 있는 부서이다.

국립오페라단의 해명 보도자료의 일부분이다. "독일오페라극장에서는 한국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와 부지휘자의 개념과는 확연히 다른 직제와 음악적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확히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 상임지휘자라고 말하는 부분이 베를린 슈타츠오퍼에서는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 맡고 있는 총음악감독에 해당하며, Assistent und Solorepetitor가 부지휘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임지휘자를 바렌보임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Assistent und Solorepetitor를 부지휘자로 번역할 수는 없다. 공직자의 경력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정확히 일치 하지 않는 다면 보다 정확한 표현을 찾아야한다. 독일어 표현의 뜻과 그 직책을 맞는 사람이 단수가 아닌 다수라는 것을 감안하면 "바렌보임의 보조역할을 했다" 혹은 "보조역중의 하나였다"고 표현해야 했다. 부지휘자라는 표현은 심히 과장되었다.

표1. 정작 중요한 부분은 의역을 했다. 직역을 할 수 없는 이유는?

문제는 용어의 혼선이 아니다, 과장 허위이다. 임명은 취소되어야 한다.

국립오페라단이 제시한 조직도 표에도 음악감독. 수석객원지휘자, 오케스트라감독, 콘서트와 오페라지휘자라고 지휘자들의 세부적인 표현을 정확히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음악경영 파트에 있다. 그런데도 국립오페라단은 제작파트의 Assistent und Solorepetitor를 부지휘자가 라고 부른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국립오페라단이 그렇게 불렀었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부지휘자라고 부를 수 없다고 한다. 본인도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 국립오페라단장의 주요경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니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자는 그의 예술적 활동을 폄훼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예술계에서 이상한 단어들로 자신의 경력을 부풀리고 밀실에서 단체장으로 선정이 되는 일은 없어야한다. 이는 가뜩이나 고용불안으로 생계의 벼랑으로 몰리고 있는 예술가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경력부풀리기는 근절되어야한다. 경력이 넘치는 예술가들이 많은데 왜?

경력을 부풀려서 상대적으로 국내에서 활동이 미미했던 사람을 국립오페라단장으로 추천한 인사검증시스템은 이제는 버려야한다. 해외에서의 미미한 경력이 우리나라에서 수많은 오페라를 지휘한 경력이나 제작한 경력에 우선하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국내에도 오페라작품의 가사까지 다 외우며 하는 지휘자가 있고, 수백편의 오페라를 지휘한 베테랑 오페라지휘자들도 있다. 하지만 국립은 거의 모든 작품에서 외국지휘자를 쓴지가 오래되었다. 그리고 국내 지휘자들에게는 지방 순회연주를 주로 시키고 있다. 

그런 국립오페라단이 윤호근 지휘자를 임명한 이유를 해외세서의 성공한 경험 때문이라고 밝히는 것은 박모 김모 양모 이모지휘자를 모독하는 일이다. 문화사대주의에 찌든 국립오페라단의 행태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밝힐 수 있을 것이지만 국립오페라단의 이번 임명은 거의 모든 관련예술가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이 사실이다. 

문체부가 오디션을 하는 곳도 아닌데 임명으로 스타를 만드는 일이 온당한지 생각해 봐야한다. 성공해서 단장이 되는 것이 아니고 문체부의 선택이 성공이 되어서야 하겠는가?

국립오페라단은 극장도 없다.

국립오페라단의 경영은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베테랑 제작자가 와도 힘든 상황이다.

그리고 교수들이 독차지 하다가 연출가가 하더니 이제는 지휘자에게 국립오페라단장직이 옮아갔다. 그러나 국립오페라단장 자리는 사실 지휘하는 자리가 아니고 제작자의 자리이다. 예술감독이라 부르더라도 현재 국립오페라단에서의 일은 그렇다.

그리고 제작에이전시로서 국립오페라단의 문제도 정말 많다. 프랑스로 공연가기로 하고 언론 발표까지 했는데 계약서 하나 남기지 않고 엎어졌지만 누구하나 징계 받은 사람이 없다.

그리고 9월 공연의 프랑스 연출가가 바빠서 못 온다고 우리 가수들 보고 연습하러 오라고 해서 우리 돈으로 프랑스로 연습하러간다. 우리 돈내서 공동제작을 하는데 우리 스텝하나도 참여시키지 못하고 연출이 못 온다고 프랑스로 연습하러가는 국립오페라단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립인가? 국립오페라단의 어이없는 상황 속에서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을 단장으로 모신 것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왜 그래야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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